도심형 수직 농장

도심형 수직 농장 주목 이유

taknews 2025. 7. 15. 23:00

도심형 수직 농장의 필요성과 배경

 

     21세기 들어 인류는 급격한 도시화와 기후 변화라는 복합적인 위기에 직면하고 있다. 도시 인구는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도시가 감당해야 할 주거, 교통, 환경, 식량 문제도 함께 심화되고 있다. 특히 세계 인구의 절반 이상이 도시에 거주하게 되면서, 도시 내에서의 안정적인 식량 공급 문제가 전 지구적인 과제로 부상하고 있다. 한편, 농촌 지역은 고령화와 인구 감소로 인해 노동력 부족 현상이 심화되고 있으며, 전통적인 농업 생산 기반이 점차 약화되고 있는 실정이다. 게다가 이상기후, 기온 상승, 강수 패턴의 변화, 토양 황폐화 등 기후 변화의 영향은 전통 농업을 더욱 불안정하게 만들고 있다. 실제로 세계 곳곳에서 농산물 수확량의 급감, 곡물 가격의 급등, 물류망 붕괴 등이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이러한 복합적인 문제 속에서, 기존의 농업 방식만으로는 더 이상 인류의 식량 수요를 안정적으로 충족시키기 어렵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이에 따라 농업의 공간적, 기술적 전환이 요구되고 있으며, 도시 안에서 식량을 자급자족할 수 있는 새로운 농업 모델이 필요한 시점에 도달했다. 그 해답 중 하나로 주목받고 있는 것이 바로 도심형 수직 농장이다. 도심형 수직 농장은 고층 구조의 실내 공간을 활용하여 인공광, 자동화 시스템, 환경 제어 기술 등을 통해 작물을 재배하는 혁신적인 방식이다. 이는 단순히 농산물을 도심에서 생산하는 수준을 넘어, 도시의 구조와 기능 자체를 재편할 수 있는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평가받고 있다. 토지 부족 문제를 극복하고, 물류와 탄소 배출을 줄이며, 도시민의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는 수직 농장의 가능성은 점점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왜 지금 수직 농장이 주목받는가"라는 질문은 단순한 기술적 호기심이 아니라, 인류의 생존과 직결된 실천적 논의로 이어지고 있다.

 

 

 

 

기후 변화와 식량 안보 위기에 대응하는 수단


     기후 변화와 식량 불안정성은 도심형 수직 농장이 주목받는 가장 직접적인 이유 중 하나다. 세계 각지에서 이상 기후 현상이 빈번하게 발생하며, 폭우와 가뭄, 한파와 폭염은 작물 수확량의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 유엔식량농업기구(FAO)에 따르면, 최근 10년간 기후 재해로 인한 농작물 피해액은 연간 1,000억 달러를 초과하고 있으며, 농업 생산성은 전 세계적으로 점차 하락하는 추세다. 이로 인해 식량 가격은 불안정해지고, 수출입 의존도가 높은 국가에서는 물가 상승과 공급망 붕괴라는 심각한 사회경제적 위기로 이어진다. 특히 곡물 수입 의존도가 높은 한국과 같은 국가에서는 기후 변화에 따른 해외 생산 불안정이 곧 식량 위기로 직결된다.

     이러한 위기 속에서 수직 농장은 외부 날씨와 무관하게 작물을 안정적으로 재배할 수 있는 시스템을 제공한다. 예를 들어, 밀폐된 실내 공간에서 이루어지는 수직 농업은 온도, 습도, 조도, CO₂ 농도 등을 자동 제어할 수 있어 연중 동일한 품질과 수확량을 유지할 수 있다. 인공광을 활용한 LED 조명 기술은 일조량에 관계없이 광합성을 유도하며, 수경재배 및 에어로포닉스(공중재배) 시스템은 토양 오염이나 병해충의 영향을 최소화한다. 또한 ICT 기반의 자동화 시스템과 인공지능 기술이 접목되면, 작물의 생장 상태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고 데이터를 바탕으로 최적의 재배 조건을 도출할 수 있다. 이로써 생산 과정의 효율성을 극대화하고, 노동력 부족 문제도 해결할 수 있는 대안이 된다.

     수직 농장은 단순히 생산성 향상에 그치지 않고, 기후 위기에 강인한 ‘도시형 농업 시스템’으로 기능한다. 홍수나 가뭄, 태풍이 발생해도 외부와 단절된 공간에서 자급 가능한 식량을 생산할 수 있다는 점은 재난 대비 측면에서도 매우 중요하다. 또한, 팬데믹과 같은 글로벌 위기 상황에서도 안정적으로 운영이 가능하기 때문에, 전염병 확산 시기에도 공급망 붕괴를 최소화할 수 있다. 수직 농장은 결과적으로 불확실성과 위험 요소가 증가하는 시대에 대응할 수 있는 안전하고 지속 가능한 농업 대안으로서, 각국 정부와 민간 기업의 투자를 이끌어내며 빠르게 현실화되고 있다.

 

 

 

 

도시 인프라와의 결합 및 환경적 이점


     도시 인구의 급증은 단지 주거 문제에 국한되지 않는다. 도시 내 식량 수요의 폭발적 증가와 그에 따른 물류, 보관, 폐기 문제는 도시 운영의 지속 가능성에 심각한 영향을 미친다. 기존의 농산물 공급 체계는 대규모 농장에서 생산된 식량을 수백에서 수천 킬로미터 떨어진 도시까지 운송하는 방식에 의존하고 있으며, 이는 막대한 에너지 소비와 온실가스 배출을 유발한다. 실제로 세계 농식품 시스템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의 약 30%가 생산보다 유통·운송 단계에서 발생한다고 분석되고 있다. 이처럼 도시 외부에서 식량을 공급받는 구조는 환경적으로나 경제적으로나 비효율적일 뿐 아니라, 기후 변화나 국제 분쟁 등 외부 요인에 매우 취약하다.

     이러한 배경에서 수직 농장은 도시 중심부에서 식량을 직접 생산함으로써 도시와 식량의 물리적 거리를 획기적으로 단축시킨다. 이는 물류비용을 절감하고, 식품 신선도를 향상시키며, 보관·폐기에 드는 비용을 줄일 수 있는 구조다. 예컨대 대도시 내 유통센터 또는 대형마트 옥상에 수직 농장을 설치하면, 소비자에게 수확 직후의 신선한 농산물을 제공할 수 있으며, 이는 곧 식품 안전성과 소비 만족도로 이어진다. 또한 도시 내 식량 생산은 예측 가능한 공급 체계를 형성할 수 있어 가격 안정성에도 기여하며, 재난이나 국제 수급 불안정 상황에서 도시의 자급률을 높이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도시 공간을 효율적으로 재편할 수 있다는 점에서도 수직 농장은 큰 가능성을 지닌다. 전통적인 농업은 넓은 토지가 필요했지만, 수직 농장은 단위 면적당 수확량이 월등히 높기 때문에 고밀도 도시 환경에 적합하다. 예를 들어, 1제곱미터의 수직 농장이 전통 노지 재배의 약 10~20배에 달하는 생산량을 낼 수 있다는 연구도 있다. 특히 도심의 유휴 공간, 폐공장, 물류창고, 옥상, 지하 공간 등을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은 기존 도시 인프라와의 결합 가능성을 넓힌다. 이는 단순한 공간 활용을 넘어 도시 재생 사업과도 자연스럽게 연계될 수 있다. 실제로 일부 도시에서는 낙후된 산업단지를 수직 농장으로 전환하여 새로운 일자리와 경제 생태계를 창출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수직 농장은 도시의 환경 개선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식물의 광합성은 대기 중 이산화탄소를 흡수하고 산소를 배출하며, 습도 조절과 미세먼지 저감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도시 내 녹지 공간 확보가 어려운 상황에서, 수직 농장은 새로운 형태의 녹색 인프라로 기능할 수 있다. 궁극적으로 수직 농장은 도시의 환경적 지속 가능성을 높이는 동시에, 도시민의 삶과 먹거리의 질을 근본적으로 개선하는 대안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

 

 

왜 도심 수직 농장인가?

 

교육·복지·커뮤니티로 확장되는 수직 농장의 가능성


     수직 농장은 단순히 도시에서 식량을 생산하는 공간을 넘어, 도시민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다기능 플랫폼으로 확장되고 있다. 특히 교육, 복지, 공동체 활성화 등 사회적 가치 실현 측면에서 주목할 만한 가능성을 지닌다. 오늘날 많은 도시민들은 농업과 단절된 삶을 살고 있으며, 농산물의 생산 과정을 직접 체험하거나 이해할 기회가 거의 없다. 이로 인해 식량의 중요성과 자연 자원의 가치가 희미해지는 경향이 커지고 있다. 수직 농장은 도심 한가운데에서 농업 교육과 체험이 가능한 공간으로 기능함으로써, 어린이와 청소년들에게 생태 감수성과 환경 의식을 함양할 수 있는 장을 제공한다.

     실제로 국내외에서는 학교, 도서관, 복지관, 주민센터 등 공공 시설 내에 소규모 수직 농장을 설치해 운영하는 사례가 점점 늘고 있다. 이들 공간에서는 식물 재배를 통한 과학교육, 요리 수업, 자원 순환 교육 등이 진행되며, 이는 단순한 이론 중심 교육에서 벗어나 ‘먹거리와 생명의 연결’을 체험적으로 학습할 수 있도록 돕는다. 또한 고령자, 장애인, 경력단절여성 등 취약 계층을 대상으로 하는 치유농업 프로그램이나 일자리 지원 프로그램과 연계해 사회복지 기능도 수행하고 있다. 수직 농장은 물리적으로는 농업 공간이지만, 사회적으로는 교육·복지·문화가 융합된 복합 공간이 될 수 있는 잠재력을 지닌 셈이다.

     나아가 수직 농장은 지역 커뮤니티 형성과 공동체 회복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함께 작물을 기르고, 수확하고, 나누는 경험은 도시의 익명성과 단절된 인간관계를 넘어서는 사회적 연결의 장으로 작용할 수 있다. 예컨대 공동체 텃밭, 커뮤니티 팜 형태로 운영되는 수직 농장은 주민들이 정기적으로 모여 교류하고 협력하는 과정을 통해 지역 유대감을 높인다. 이는 도시의 소외 문제를 완화하고, 세대 간 소통을 촉진하는 수단으로도 활용될 수 있다. 더불어 수직 농장은 마을기업, 사회적 협동조합, 청년 스타트업 등 다양한 형태의 지역 경제 주체와 결합해 새로운 도시형 농업 비즈니스 모델로 진화하고 있다.

     궁극적으로 수직 농장은 단순한 기술이나 구조물이 아니라, 도시 내부에 ‘자립성과 지속 가능성, 공동체성’을 새롭게 심는 기반이 된다. 도심 속 농업이 가지는 이 사회적 확장성은 우리가 생각하는 농업의 개념을 확장시키며, 농촌과 도시의 경계를 허물고 식량 시스템 전체를 재설계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