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도시 농업의 부상과 수직 농장의 필요성
유럽은 세계적으로 도시 농업과 수직 농장 시스템을 선도적으로 도입하고 확산시키고 있는 지역 중 하나다. 기후위기, 식량안보, 지속가능성 등 복합적 과제에 직면한 유럽 각국은 농업의 공간을 수평에서 수직으로 전환하는 ‘도심형 스마트 농업’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특히 인구 밀집도가 높은 유럽의 대도시에서는 토지 가격 상승과 농지 부족이 심화되면서, 건물 옥상·지하 공간·폐공장 등을 활용한 수직 농장이 주목받고 있다. 더불어 EU는 2020년 발표한 ‘Farm to Fork Strategy’를 통해 “지역 농업 활성화와 도심 식량 자급률 향상”을 핵심 목표로 제시하면서, 스마트 농업 기술과 도시 농업을 적극적으로 정책에 통합하고 있다. 이 전략은 유럽 그린딜(Green Deal)의 핵심 축이기도 하며, 탄소중립 목표와 식량 체계의 지속가능한 전환을 동시에 달성하고자 한다. 이런 배경 속에서 수직 농장은 농업의 미래를 기술 중심으로 재편하고, 기존 농업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현실적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다. 특히 기후 조건이 열악하거나 겨울철 재배가 어려운 북유럽 국가에서는, 연중 재배가 가능한 실내 수직 농장이 매우 매력적인 농업 해법으로 인식되고 있다.
국가별 수직 농장 정책과 주요 사례
유럽 각국은 자국의 도시 구조와 농업 수요에 따라 다양한 형태의 수직 농장 지원 정책을 추진 중이다. 네덜란드는 세계적인 농업 기술 강국으로, 로테르담을 중심으로 수직 농장 클러스터가 조성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인 “Urban Farmers”는 도시 내 빌딩 옥상에 대형 수경재배 시설을 설치해 지역 식자재 시장에 신선한 채소를 공급하고 있으며, 정부는 이 같은 민간 주도 사업에 보조금과 세금 감면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프랑스는 파리를 중심으로 ‘Parisculteurs’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으며, 이는 2020년까지 파리의 건물 옥상 100헥타르 이상을 농업용으로 전환하겠다는 도시계획이다. 이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에어로포닉스 및 수경재배 기반 수직 농장이 여러 지점에 설치되어 있으며, 이들 농장은 생산 외에도 교육, 커뮤니티 공간으로서의 기능도 병행하고 있다. 독일은 베를린과 함부르크 등 대도시에서 스마트팜 스타트업에 대한 창업 지원이 활발하며, 정부는 EU 디지털 농업 전환 자금과 연계하여 자국 내 실증단지와 수직 농장 기술개발 프로젝트에 투자하고 있다. 스웨덴과 핀란드 같은 북유럽 국가는 실내 재배 비중이 높아지고 있으며, 난방과 에너지 효율을 높이기 위한 탄소중립형 수직 농장 기술에 집중하고 있다. 각국은 단순히 농장을 짓는 데서 그치지 않고, 도시계획·환경·에너지·일자리 정책과 유기적으로 연결하여 도시 농업을 ‘시스템 산업’으로 확장시키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유럽 수직 농장의 기술 트렌드와 특징
유럽의 수직 농장은 기술 집약적이고 친환경적인 운영을 핵심 가치로 삼고 있다. 대부분의 수직 농장에는 고효율 LED 조명, 자동화된 수경재배 시스템, IoT 기반 생육 환경 모니터링, AI 알고리즘에 의한 양액 및 조도 제어 등이 적용되어 있다. 유럽에서는 특히 에너지 효율성에 대한 기준이 엄격하기 때문에, 수직 농장에서도 ‘에너지 회수 시스템’이나 ‘지열 냉난방’과 같은 에코 설비가 필수적으로 사용된다. 예를 들어, 덴마크의 일부 수직 농장에서는 지역 난방 시스템에서 발생한 폐열을 농장 내부 온도 유지에 재활용하는 구조를 적용해 탄소 배출을 줄이고 있다. 또한 순환경제 개념을 바탕으로 폐양액을 정화해 재사용하거나, 작물 부산물을 바이오가스로 전환하는 모델도 확산되고 있다. 유럽 수직 농장의 또 다른 특징은 ‘다기능성’이다. 단순한 생산 공간을 넘어서, 실험실, 교육 센터, 커뮤니티 허브, 친환경 관광 자원으로도 활용되고 있다. 영국 런던의 ‘Growing Underground’는 지하 방공호를 개조해 만든 수직 농장으로, 생산성과 공간 재활용이라는 두 가지 목표를 동시에 달성했으며, 지역 주민들과의 연계 프로그램을 통해 지역 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하고 있다. 이처럼 유럽 수직 농장은 기술력과 공공성을 동시에 갖춘 복합 공간으로서 진화하고 있다.
도시 농업의 미래 방향과 정책적 시사점
유럽의 도시 농업 정책은 단순히 작물을 키우는 활동을 넘어서, 기후 대응, 도시 자급력 강화, 생태 회복력 향상이라는 거시적 목표를 담고 있다. 수직 농장은 이 같은 도시 농업 정책의 핵심 도구로, 식량 공급망을 지역화하고 탄소 배출을 줄이며, 도심 내 열섬현상 완화나 생태계 복원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 유럽연합은 향후 ‘도시 기반 농업 생태계’를 구축하고, 이를 스마트시티 정책과 통합하여 지속가능한 도시 모델을 만들어나갈 계획을 세우고 있다. 이를 위해 공공기관의 역할 강화, 민간 투자 유도, 시민 참여 확대가 필요하며, 교육·일자리·복지와의 연계도 강조되고 있다. 이러한 정책 방향은 한국을 포함한 다른 국가들에게도 많은 시사점을 준다. 특히 대도시 중심의 개발 패러다임을 넘어, 도심 내 생산과 소비, 에너지와 폐기물, 기술과 생태가 유기적으로 연결된 순환형 도시 농업 모델은 미래 도시의 핵심 전략으로 떠오르고 있다. 유럽은 수직 농장을 단순한 첨단 농업이 아닌, 도시의 구조와 문화를 바꾸는 인프라로 인식하고 있으며, 향후에는 이러한 통합적 접근 방식이 글로벌 도시 정책의 표준이 될 가능성이 높다.
'도심형 수직 농장' 카테고리의 다른 글
도심 수직 농장에서 잘 자라는 채소 TOP 10 (0) | 2025.07.13 |
---|---|
도심형 수직 농장과 지역 커뮤니티 (0) | 2025.07.11 |
인공지능과 IoT 그리고 도심 수직 농장 (0) | 2025.07.11 |
도심 수직 농장에 사용되는 재배 기술 (0) | 2025.07.10 |
1인 창업 아이템 소형 도심 수직 농장 (0) | 2025.07.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