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형 수직 농장

도심형 수직 농장과 열섬 현상 감소

taknews 2025. 7. 10. 06:21

도심 열섬현상이란 무엇인가?


     도심 열섬현상(Urban Heat Island, UHI)은 같은 지역 내에서도 도시 지역의 기온이 주변의 교외나 농촌 지역보다 현저히 높은 현상을 말한다. 이는 도시의 인구 밀집, 인공 구조물의 집중, 녹지 공간의 부족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발생한다. 아스팔트, 콘크리트, 유리, 철제 등의 건축 자재는 열을 빠르게 흡수하고 천천히 방출하는 특성을 가지고 있어 낮 동안 강한 태양열을 흡수한 뒤 밤에도 열을 계속해서 방출한다. 이로 인해 도시 전체의 평균 기온이 지속적으로 높아지며, 여름철에는 실내외 온도 상승으로 인한 냉방 에너지 소비 증가, 대기 오염 악화, 건강 피해 등이 발생한다. 기상청과 환경부의 자료에 따르면 서울을 포함한 대도시의 평균 기온은 인근 농촌 지역보다 2~4℃ 정도 높게 측정되며, 도심 한복판은 최대 7℃ 이상의 온도 차를 보이기도 한다. 이러한 열섬현상은 지구 온난화와 맞물리며 갈수록 악화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으며, 도시 거주자들의 삶의 질을 저하시킬 뿐만 아니라 생태계에도 심각한 영향을 미친다. 이에 따라 도심 내 기온 상승을 억제할 수 있는 다양한 도시환경 개선 대책이 논의되고 있으며, 그중 하나가 바로 수직 농장의 도입이다.

 

도심 수직 농장이 열섬 현상을 줄이는 원리

수직 농장이 도심 기온에 미치는 생태학적 영향

 

     수직 농장은 단순히 식량 생산을 위한 공간을 넘어서, 도시의 미기후 조절 기능을 수행하는 친환경 인프라로 주목받고 있다. 식물은 증산작용을 통해 주변의 열을 흡수하고 수분을 방출함으로써 공기를 자연스럽게 냉각시키는 역할을 한다. 특히 수직 농장은 건물 외벽이나 옥상, 혹은 실내의 수직 구조물에 식물 재배 공간을 설치하는 구조이기 때문에, 태양열을 직접적으로 받는 도시 구조물 표면의 온도 상승을 막아주는 효과가 있다. 이는 전통적인 녹지 조성 방식과 달리, 고층화된 도시 구조에 적합한 입체적 녹지 기능을 수행한다는 점에서 더욱 주목된다. 실제로 일본 도쿄의 한 대형 수직 농장에서는 건물 외벽에 식물 재배층을 설치한 이후, 벽면의 표면 온도가 여름철 기준 약 10℃ 가까이 낮아졌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된 바 있다. 이처럼 수직 농장은 도시 구조물과 일체화되어 열 차단막 역할을 하며, 자연 냉각 시스템으로서의 효과를 발휘한다. 또한 식물이 공기 중의 미세먼지와 탄소를 흡수하고 산소를 배출함으로써 도심 대기의 질도 함께 개선할 수 있다. 이러한 생태학적 기능은 수직 농장이 도시 환경의 열 균형을 회복하는 데 기여할 수 있는 과학적 근거가 된다.

 

 

실내형 수직 농장과 외부형 농장이 각각 갖는 냉각 효과

 

     도심형 수직 농장은 그 설치 위치나 구조에 따라 실내형과 외부형으로 구분되며, 각기 다른 방식으로 열섬현상 완화에 기여한다. 실내형 수직 농장은 주로 폐쇄형 공간에 설치되어 자동화된 조명, 온습도 제어 시스템, 공조 시스템을 활용해 작물을 재배하는 방식이다. 이러한 공간은 단열 설계와 공조 시스템을 통해 외부의 열 유입을 차단하고, 내부의 온도 균형을 유지하는 데 탁월하다. 동시에 수경재배 시스템이나 미스트 분사 시스템 등으로 인한 수분 순환이 내부 습도를 일정하게 유지시켜 주변 열기 확산을 막는다. 반면, 외부형 수직 농장—예를 들어 건물 옥상, 벽면, 베란다 등에 설치된 오픈형 농장—은 직사광선을 식물이 직접 흡수하도록 설계되어 주변 건축 자재의 열 흡수를 줄이고 냉각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 외벽에 설치된 수직 녹화형 농장은 여름철 도시의 태양열을 분산시키는 ‘녹색 차양막’의 역할을 하며, 도로 및 인도 주변 온도를 낮추는 데 도움을 준다. 이 두 형태의 수직 농장은 도심 내 다양한 공간 조건에 따라 조합적으로 배치될 수 있으며, 도시 전체의 열섬현상 완화를 위한 분산형 열 완충 시스템의 핵심 요소로 활용 가능하다. 특히 스마트 센서와 IoT 기술이 적용된 수직 농장은 실시간 온도 데이터를 기반으로 식물의 증산량이나 냉각 효과를 분석하여 효율적인 열 조절이 가능해지는 장점이 있다.

 

 

수직 농장 기반 도시 설계의 미래와 정책적 필요성

 

     수직 농장이 도심 열섬현상을 줄이는 데 실질적인 효과를 발휘하려면, 단일 건축물 수준을 넘어서 도시 전체 설계 차원에서 통합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 도시계획 및 건축 관련 정책과의 연계가 필수적이다. 예를 들어, 건축물 외벽 녹화나 옥상 정원 조성 의무화, 도시재생 사업과 연계한 수직 농장 인프라 구축, 공공건물 시범 도입 등이 주요 방안이 될 수 있다. 또한 민간 건물에도 수직 농장 설치 시 인센티브를 제공하거나, 에너지 절감 성과에 따라 세제 혜택을 부여하는 방식도 효과적이다. 독일 베를린이나 싱가포르 등 일부 선진 도시에서는 이미 ‘도시 녹색화 마스터플랜’의 일환으로 수직 농장을 포함한 입체적 녹화 프로젝트가 활발히 진행 중이며, 시민의 기후 복원력 향상과 도시 에너지 절약에 긍정적인 성과를 얻고 있다. 국내에서도 최근 스마트시티, 저탄소 도시 전략과 함께 수직 농장을 포함한 도시 녹색화 기술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으며, 이는 향후 친환경 도시 모델의 핵심 요소로 자리매김할 가능성이 크다. 단순한 농업 생산을 넘어, 수직 농장은 도시의 기후 회복력, 건강, 생태적 균형, 에너지 효율성 향상 등 여러 측면에서 파급력을 가진 시스템으로 주목받고 있으며, 이를 도시 설계에 전략적으로 접목시킬 정책적 기반이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다.